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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2-04-26 14:07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7,511   추천 : 0  

― 《남경대학살》을 읽다

                                                                                                                               

 原创김혁 延教书店   

 

 

날씨마저도 음울했다. 잔뜩 흐린 하늘은 아직도 온전히 눈을 못 감고 천지간에 떠도는 한으로 가득찬 혼령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듯 했다.

12월 13일, 신문, 라지오, 텔레비죤, 위챗플래트홈들을 가득 메운 남경대학살 국가추모일 관련 소식을 듣고 보다가 다시 기억을 소환하듯 그 책을 서가에서 들춰내였다.

남경대학살의 전모를 생생하게 담은 책《남경대학살》, 2014년 중신출판사(中信出版社)에 의해 번역, 출간된 책이다.

발간된 후 영문으로 60만부나 팔리며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킨 책으로 저자는 중국계 미국인으로서 AP통신에서 기자로 일한 다큐멘터리 작가 장순여(张纯如)이다.

남경대학살은 1937년 12월 13일부터 다음해 1월까지 남경을 점령한 일본군이 30만명에 달하는 중국인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당시 중국국민정부의 수도였던 남경을 점령한 일본군은 중국인들의 항일의지를 꺾기 위해 6주일 동안 적수공권의 민간인들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중국지역 일본군 총사령관 마쯔이 이와네(松井石根) 휘하의 일본 군인들은 민간인들을 생매장하기,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 지르기, 칼로 참수하기, 한줄로 세워놓고 총을 쏴 총알의 관통력을 테스트하기… 등 잔인한 방법으로 대학살을 자행했다. 그들은 아이에게 젖을 먹이던 어머니, 3개월 된 아기까지 무차별 학살했고 녀성들을 조직적으로 릉욕한 뒤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당시 일본군은 최대 30여만명의 중국인을 살해했고 8만명 이상의 녀성을 릉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였다. 바로 이들을 상대로 일본군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한 만행을 저질렀다.

아름다운 고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무간나락에 떨어졌다. 석학 림어당(林语堂)이 갈파했듯이 “신이 인간을 창조한 이후 이런 잔학상은 처음”이였다.

이는 중국의 모든 력사, 나아가 인류의 모든 력사를 통털어서 더 참혹한 것을 찾기 어려울 정도의 사건이다.

그러나 얼기설기 얽힌 국제정치적 리유와 가해자인 일본의 무치한 부인으로 말미암아 사건의 진상은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장순여의 조부모는 일본군이 남경을 점령하기 직전에 남경을 탈출했다. 어릴 때부터 남경대학살 관련 이야기를 듣고 자란 저자는 성인이 된 뒤 관련 자료를 찾아 나섰다. 그녀는 미국 및 서유럽에 이 사건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연구에 착수해 저작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이 흐른 뒤라 자료를 찾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바다에서 바늘 찾는 격으로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저자는 포기하지 않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일본군의 학살흔적을 찾았다.

저자는 책에서 각종 자료와 함께 피해자들의 진술도 풍부하게 확보했고 참상을 담은 사진도 대량 곁들여 실었다.

책에 실린 사진자료들은 당시 피못에 잠겼던

남경에서 중국인 사진관 직원이 목숨을 걸고 빼돌린 것들이다. 잔인무도한 일본군은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행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중국인의 사진관에 현상하도록 맡겼던 것이다.

강가에 버려진 무수한 시체, 생매장되는 중국 병사, 막대기둥에 포박한 남자를 상대로 총검술연습을 하는 일본군 보병, 참수당한 중국인의 입에 담배꽁초를 끼워 모욕한 사진 등 끔찍한 모습들이다.

책에는 ‘목 베기 시합’을 한 일본군의 ‘무용담’도 실렸다.

책은 두 일본 군인의 사진과 함께 “두 용사의 100인 목 베기 시합은 무까이 106명, 노다 105명으로 목표를 이미 넘어섰다”고 큼지막하게 보도한 신문기사도 담았다.

장순여는 저서에서 “이 책은 두가지 잔혹한 행위에 관한 것이다.”라고 강조해 말했다. 하나는 일본이 수많은 이의 목숨을 빼앗은 남경대학살 자체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이 이 대학살의 기억을 사람들 머리 속에서 지우려고 시도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첫번째 장절에서는 대학살의 전모와 원인을 다양한 증언과 사료를 동원해 밝혔다. 특히 사건의 과정을 중국, 일본, 제3국의 관점으로 나누어 서술했는데 이런 다각적인 시선과 다면적인 분석을 통해 대학살의 양상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두번째 장절에서는 일본이 어떻게 사건의 기억을 지워나가는지 보여주었다. 이른바 랭전의 론리에 막혀 제2차세계대전 승전국들이 대학살의 진상을 외면하는 과정과 일본의 우익에 의해 이어지는 력사 외곡과 은페의 진상을 까밝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책은 숨겨졌던 력사의 진실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력사를 기억하는 방식과 정당성에 대해 말하면서 내용을 심화시키고 있다.

전대미문의 참상을 취재한 뒤 저자 장순여는 충격에 빠져 우울증에 시달렸다. 결국 2004년 서른여섯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책이 나온 뒤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책의 내용이 외곡되고 날조됐다.”며 이메일, 전화 등을 통해 저자를 협박했다.

지속적인 협박을 받으며 공포와 우울증에 시달리면서도 정직하게 과거의 기억을 소환하려고 했던 그의 죽음은 과거와 대면하기를 거부하는 일본 극우세력이 그 궁극적 원인이였다고 본다.

남경대학살의 상처는 아직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남경대학살은 1946년에 명백하게 확인된 대참안이다. 대학살을 주도했던 전범들은 남경군사법정과 도꾜에서 열린 극동군사법정을 통해 처형됐다.

하지만 일본의 우익세력들은 여전히 력사를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중국인의 환상이다.”, “학살은 없었다.”라고 하면서 뻔뻔하게 부인하고 있다. 과거 일제의 만행에 상처 입은 아시아 각 나라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남경대학살 당시 중국지역 일본군 총사령관인 마쯔이 이와네 등 전범들이 합사(合祀)된 야스꾸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일본의 극우분자들은 이 모든 것이 “허구 또는 과장이다.”라고 망언하며 발뺌하려 시도했지만 장순여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일제의 만행을 세상에 알리고 ‘과거의 시간’을 지우려는 일본의 시도를 까밝혀놓았다.

장순여의 저서를 읽다가 다른 한 책을 떠올렸다.《기억은 미래를 향한다》라는 대중학술서이다.

이 책에서 세계적인 뇌과학자 한나 모니어와 철학자 마르틴 게스만은 새로운 뇌과학 연구와 철학적 질문을 통해 기억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인간이 기억하는 능력을 상실하면 삶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삶 자체를 잃어버린다는 점을 강조하며 기억의 진정한 기능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식탁 우에 밥이 있다거나 책상 우에 볼펜이 있다는 것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과정으로 밥이 차려졌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슬픔이나 기쁨이 있었는지도 기억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억은 과거 기록의 저장소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은 과거를 보존하는 능력이 아니라 미래를 계획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능력이다.”라고 지론을 내놓았다.

어떤 력사는 영광의 기억을 소환하고 또 어떤 력사는 뼈아픈 기억을 소환한다. 남경대학살은 국가와 민족의 기억이자 세계의 기억이다.

따라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은 계속해서 가장 어두운 기억의 모퉁이까지 빛을 비추어 다시금 참혹한 력사적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남경대학살은 이미 <남경대학살 조난자 국가추도독본>으로 중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독본은 력사를 아로새기고 선렬들을 기리며 평화를 소중히 여기고 미래를 개척하자는 주제로 편찬되였다.

우리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피로 쓴 력사를기억하고 이어나갈 때 치욕과 분기로 격동하는 민족정신의 원동력을 계속해서 얻을 수 있고 그것을 미래로 나아가는 능력으로 련결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 과거를 되풀이한다.”는 경고가 다시금 떠오르는 순간이다. 장순여가 목숨을 바쳐가면서도 남경대학살의 진상을 세상에 알리고저 세상에 헌정한 책은 바로 그 ‘기억의 의무’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