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1
최근소식 | 총련합회활동 | 잡지 | 동북혁명력사 | 민족의 숙원 통일 | 심양모란예술학교 | 공보
작성일 : 20-12-21 11:16
[회원들의 글] 추억의 김장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01   추천 : 0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지도원 권헌

 

겨울이 다가온다.

오늘은 본부에서 배추김치를 담그는 날이다.

아침에 구름이 끼여 비가오는가 걱정하였는데 바람이 불어 좀  쓸쓸하다. 

본부에 도착하니 본부 일군들인 동주봉, 김연주, 김영희동무들이 심양지부의 렴순자, 류춘화, 정은심동무들과 함께 김장준비를 서두른다.

준비가 끝나자 녀성들이 소금물에 절인 김장배추를 흐르는 수도물에 여러벌 깨끗이 씻고 상우에 가득 쌓아놓는다. 잘 절인 새하얀 배추에 빨간 양념을 바르고 무치면서 웃고 떠들고 하면서 바삐돈다. 양념은 미리 만들었는데 고추가루, 파, 마늘, 생강, 과일, 물고기, 젖갈을 썼다. 집집마다 양념재료는 조금씩 다른것 같다. 작년에 담근 김장배추를 찾아 오는 손님들에게 선물하니 평판이 좋아서 금년에는 배추를 작년보다 더 샀다.

작년김장 때에도 이분들이 나와서 수고하였는데 올해에도 또 수고를 한다. 렴순자공민은 올해 86세인데 배추를 씻고 양념을 무치는 능숙한 솜씨가 젊은 사람들에게 조금도 뒤지지않는다. 조국지원에도 앞장서고 본부에도 언제나 관심이 있는 애국할머니인데 점심에 힘내라고 통닭 두마리를 들고왔다. 나와 동주봉은 버무려 놓은 김치를 날랐다.

조선김치는 종류도 많은데 우리 민족의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부식물이다. 유네스코에 인류의 비물질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조선김치는 세계 5대건강식품의 하나이다. 김치에서도 대표적인 배추김치는 맛과 향기, 영양과 약리가치로 중국에서도 인기가 대단하다. 발효된 배추김치는 유산균이 생겨 새큼하면서도 먹기도 좋다.

이웃에서 사는 한족사람들이 신기한듯 마당에 들어와서 김장하는것을 지켜보면서 무슨재료를 쓰는가고 물으면서 자기는 김장하는것을 처음본다고 한다. 작년에 배추김장을 하면서 이웃들에게 김치를 나누어 주었는데 그후는 사이가 좋아졌다. 지금은 배추김장을 하는 장면을 보기 힘들다.  층집에서 살다보니 김장할 자리도 없어 시장에서 판매하는 배추김치를 사다먹는다. 정작 김치을 담근다고 해도 집안에서 하니 자연히 보이지않는다.

 녀인들이 재치있게 양념를 무치는 장면을 보느라니 나도 모르게 추억에 잠긴다...

내가 어릴때는 집집마다 겨울배추김치를 많이 하였다. 그때는 겨울에 채소가 귀하여 겨울내내 김치만 먹었다. 여러 집에서 상수도 하나를 쓰기에 김장할때에는 예약을 하여 배추를 씻고 집으로 가지고 가서 양념을 무쳐 땅에 묻은 독에 넣는다.

김장 할 때는 친척과 이웃들이 서로 돕고 하는데 김장구경하는 나에게 어머니가 양념무친 배추를 뜯어주면 좋와서 받아먹으며 입술이 벌겋게 물들던 일이며 김장이 끝나면 어머니가 손가락이 매워서 고생하던 일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3년전까지만 하여도 김치독을 묻을 자리가 있어 안해와 함께 배추김장을 하였는데 김치를 특별히 즐기는 동생은 봄에 시구러진 김치도 좋다고 가지고 가던 일들이 눈앞에 선하다...    

작년의 겨울김장때는 쎈터선생들도 도와나섰다. 성악교원인 석련희선생은 실력이 있어 내가  존중하는 분인데  나이도 비슷하여  이야기도 편하게 하였다. 무용교원인 라혜영선생도 인상이 좋다. 피아노교원들인 김혜영,설주,은정선생도 인상이 좋다.조국에 돌아간 그들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선생들이 재간도 있고 인기도 있어 기량발표때는 관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금은  80일 전투로 바쁠것이다. 조국에 나가면 만나보고싶다. 라혜영선생은 다시 온다고 하던데 코로나전염병으로 아직 오지못하고있다.언제나 오겠는지...

양념을 무치면서  이야기하던 류춘화가 말 없이 조용히 서있는 나를 보고 웃으면서 무엇을 그렇게 생각하는가고  묻는다. 안해가 병으로 삼년을 바깥출입을 못하고 동생이 먼저 가서 내가 좀 과묵한것 같다.

점심때를 훨씬 지나서야 김장을 끝마쳤다. 비가 내린다. 점심을 푸짐히 먹고 김치까지 비닐주머니에 담아들고 집으로 향하였다. 김치를 담그면서 함께 일하니 기분도 좋고 마음도 줄겁다.

조선김치는 시장이나 조선식당 어디에나 흔히 볼수 있다. 우리 민족뿐만아니라 한족들도 호평하는 것을 보아 우리 민족음식인 김치가 훌륭한 음식이라는것이 느껴진다. 우리 민족이  애호하는 전통음식인 조선김치가 언제부터 우리민족의 식탁에 올랐는지는 모르지만 누구나 다 즐겨먹는 우리 조선김치는 오래도록  우리 민족의 생활과 함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