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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09-19 12:14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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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이 북청고을에 들려 주막이라도 얻어볼가 하여 원을 찾아갔을 때였다. 《그러하니 네가 정녕 칠보산구경을 간단 말이렷다?》 《그러하오이다.》 《대체 너같은게 칠보산이 어디에 붙었는지 알기나 하느냐?》 삿갓도 방랑길에 모욕이란 모욕은 다 당한지라 거들거리는 원에게 굽실거리고싶지 않아서 칠보산위치를 안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원은 말버릇이 고약하다면서 칠보산을 어느만큼 아는가고 물었다. 《칠보산으로 말하면 이 세상의 온갖 보물인 칠보를 모아놓은 산으로서 이 나라 조종의 산인 백두산악과 더불어 동해의 울릉도와 함께 한날한시에 태여났음을 알리오. …》 원은 산에 생일도 있는가고 다우쳐 물었다. 삿갓은 사람이 어미품에서 떨어진 날이 있듯이 산도 땅속에서 솟은 날이 생일이라고 말했다. 원은 더 말해보았댔자 삿갓에게 코나 떼우기 십상인지라 더 말하지 않고 주막을 잡아주라고 뒤따르던 하인들에게 명하고 돌아갔다. 삿갓은 그날 주막에 들어 얼근하게 술대접도 받고 밥도 얻어먹었다. 한편 원은 명색이 사또라는게 걸인에게 야유를 당했으니 잠을 이룰수 없었다. 래일아침이면 온데 소문날것같아 밤중으로 삿갓에게 죄를 주어 날이 밝을 때쯤 형틀에 묶어놓으리라 결심했다. 이때 주막을 다녀온 하인이 말하기를 그 걸인이 주막로파에게 자기를 김삿갓이라고 말하더라고 하였다. 김삿갓이라면 본적은 없어도 그가 시로써 량반을 곧잘 놀린 일화들을 알고있던 북청군수는 자기가 야유당한것도 세상에 파랑새처럼 날아다닐것 같아 안절부절하였다. 그러자 례방이 여우웃음을 지으며 제 꾀를 이야기했다. 《아마 지금쯤은 술을 마시고 곯아떨어졌겠으니… 벼락같이 돌입해 들어가서 그놈을 깨우는 즉시 목에 칼을 들이대고 이 자리에서 당장 시한수를 짓지 못하면 목을 치겠다구 을러메얍죠. 설사 그놈이 정말로 김삿갓이라 해도 술취한 놈에게 병쟁기를 앞에 대고 갑자기 시를 지으라 하면 혼비백산하여 머리속에 든 글줄도 천리로 줄행랑을 놓을것이니 꿩먹고 알먹고 둥지털어 불때기가 아닙니까.》 그러면서 원에게 적당한 시제를 골라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원은 고르고고른 생각끝에 북방은 항상 눈이 많이 오는 고장이라면서 눈을 가지고 짓도록 하라고 일렀다. 잠시후에 례방이 힘꼴이나 쓰는 사령 두명을 데리고 주막으로 갔다. 그리고는 곯아떨어진 삿갓의 목덜미에 시퍼런 칼날을 대고 즉석에서 《눈》을 가지고 시한수를 짓지 못하면 오늘밤이 너의 제사날로 될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삿갓은 별로 생각하는 품도 없이 시를 줄줄 내리엮었다. 하늘왕이 죽었는가 인간왕이 죽었는가 일만나무 푸른 산이 몽땅 상복을 입었구나 래일아침 둥근해가 조상을 오게 되면 집집마다 처마들이 눈물 뚝뚝 흘리리라 례방은 그만 입을 쩍 벌리고말았다. 여태 시에 능하다는 선비들을 많이 보아왔어도 이 시귀신의 재주엔 견줄바가 못되는것들이였다. 뒤방에서 몰래 엿듣고있던 원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말았다. 온 나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량반들을 조소하고 골려준 조선봉건왕조시기의 풍자시인 김삿갓(본명은 김병연)에 대한 이야기는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