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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9-04 11:49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5,023   추천 : 0  

▲ '수양딸' 김설향 씨의 집을 방문했다. 일반인의 북한 주민 가정집 방문
▲계순희 선수를 만난 신은미 씨.
 
 
"백두산은 생각보다 훨씬 멋있었어요. 엄숙해지기까지 했어요. '조국통일 만세'가 절로 나왔답니다"
북한 방문기 책 『재미교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쓴 재미동포 음악가 신은미 씨(52). 분단선에 가로막혀 남쪽 사람들이 가보지 못한 북한 땅을 네 번째 방문한 신은미 씨가 백두산에 오른 소감이다.
신은미 씨는 자신의 책 제목처럼 재미동포 아줌마이다. 아줌마는 수다스럽다는 공식을 깨지 않는, 북한을 다녀온 소감을 한 보따리 풀어놓는 정말 수다스러운 아줌마다.
하지만 그의 수다스러움에는 조국에 대한 애정이 묻어있다. 얼핏 들으면 북한 여행담을 늘어놓는 그의 목소리는 카나리아 새의 울음소리처럼 들린다.
북한을 관광하고 '카나리아' 울음소리처럼 소감을 쏟아내는 신은미 씨 부부를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찻집에서 <통일뉴스>가 만났다.
신은미 씨 부부는 '조선국제여행사'를 통해 지난달 15일부터 열흘간 평양, 백두산, 칠보산, 함흥, 재령, 해주, 신천 등을 관광했다. 이번이 네 번째 방북이다. 특히 일반인이 비행기를 타고 '청진 어랑비행장'에서 '함흥 선덕비행장'에 도착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 비행장은 군사용 비행장을 최근 민간 비행장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은미 씨는 이번 북한 여행의 백미로 백두산 천지를 꼽았다.
 
"백두산, 신비롭고 엄숙해…. '조국통일만세' 절로 나와"
평양을 출발,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신은미 씨 부부는 이깔나무가 무성한 백두산 밀영 지역을 거쳐 천지에 올랐다.
"백두산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멋있었다. 북한주민들도 1년 중 30일밖에 천지의 맑은 모습을 볼 수 없는데 우리는 행운"이라는 신 씨는 "웅장하고 크고 신비로와서 갑자기 엄숙해지기까지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 "민족적 기상이 솟아나면서 남편과 제가 '조국통일 만세'가 절로 나왔다"며 "만세 소리에는 우리 남한 동포들이 우리 땅을 밟고 웅장한 우리 민족의 산에 올라와 천지를 봐야 하는 생각을 담았다. 남쪽 동포들 생각에 목이 멨다"고 말했다.
 
백두산에 이어 칠보산에 오른 신은미 씨는 "백두산 못지않게 칠보산도 멋있고 웅장하더라"며 "기암절벽도 멋있고 웅장했다. 더 감동적인 것은 개심사를 간 것"이라고 말했다.
개심사는 함경북도 명천군 보촌리 칠보산 중 내칠보 기슭에 자리 잡은 고찰로, 826년 발해 선왕 때 대원화상이 창건했다. 1784년 조선 정조 때에 중건됐으며, 한국전쟁 이후 1963년 중수됐다.
개심사에 들른 신 씨는 "발해시대 건축물이라는 점이 아주 감동적이었다. 발해도 우리 역사인데 잊고 지냈는데, 당시 세워진 절을 방문하니 의미가 있고 감동적이었다"며 '감동'을 연발했다.
이 밖에도 신 씨 부부는 재령평야를 지나 황해북도 사리원시 정방산에 자리한 성불사를 방문했다.
성불사는 898년 신라 효공왕 당시 도선국사가 창건, 임진왜란 때 전소했으나 1751년 중건, 1955년 극락전이 복원됐다.
성불사에 들어선 신 씨는 성악가답게, 절로 친일작곡가로 알려진 홍난파의 <성불사의 밤>을 불렀다.
'성불사 깊은 밤에'로 시작되는 노래를 조용히 부르던 신 씨 곁에 다가온 성불사 스님과 함께 노래를 같이 불렀다며, 신 씨는 "홍난파는 친일파고 해서 여기서는 모르나 했다. 그런데 스님이 잘 안다고 같이 부르자고 해서 불렀는데 남북이 함께 이 노래를 부르다니 감개무량했다"고 감동을 전했다.
 
"수양딸 설경이의 집 방문은 제일 큰 사건…. 모란상점에는 북한상품 많아"
사실 북한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대북사업자들은 북측이 지정하는 장소만 둘러볼 수 있다. 그렇기에 일반 주민의 가정집을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신은미 씨는 지난 세 차례 방북 과정에서 수양딸로 삼은 '조선국제여행사' 안내원인 김설경 씨의 집을 방문하는 파격 대우를 받았다.
신 씨 부부에 따르면, 김설경 씨 가정방문은 예정되어 있지 않았으나 이들의 '이산가족 상봉(?)' 요구를 '조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해동) 측에서 받아들인 것. 신 씨 남편은 이를 두고 '제일 큰 사건'이라고 표현했다.
직장동료와 결혼한 김설경 씨는 만삭으로 현재 안내원 직을 맡지 않고 있으며, 평양 모처에 약 17평짜리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신 씨의 표현으로는, 아파트 외관은 허름했지만, 내부는 방 두 칸, 화장실, 부엌을 갖춘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었다.
 
신 씨는 "신혼부부 냄새가 솔솔 났다. 아주 깔끔하게 잘 해놓은 게 보기 좋았다"며 "남쪽에서는 자기 집 하나 가지려면 평생을 쏟아야 하는데 (설경이는) 복도 많다. 물건도 다 새 것이었다"고 싱글벙글했다.
오랜만에 '수양딸'을 만난 신 씨는 "부둥켜안고 울었다. 우리는 수양딸 만나는 것도 가슴 벅찬데 이산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에 한이 맺히겠느냐"며 "이번에 우리가 온다고 하니까 설경이 남편이 부리나케 대동강 맥주와 탈피(껍질 벗긴 명태)를 사 들고 왔다. 재미난 이야기도 나누고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방북에서 수양조카로 삼은 방현수 씨는 만나지 못했다. 신 씨에 따르면, 방현수 씨는 현재 북한에서 진행 중인 강원도 세포등판 개간전투장에 동원됐기 때문이다.
세포등판은 강원도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에 걸친 대지를 일컫는 말로, 현재 북한은 이곳을 축산기지화하기 위해 도시지역 노동력을 동원하고 있다. 이번에 신 씨를 안내한 '조선국제여행사' 안내원인 리설향(24) 씨도 지난 3월 보름간 70명분의 식사를 마련하는 일을 했다.
 
만삭인 '수양딸' 김설경 씨를 위해 평양 내 모란상점을 방문한 신은미 씨는 "미역, 고기, 과일을 샀다"며 "자국상품을 애용하더라. 북한 상품이 많이 보였다. 포장도 예전보다 좋아졌다"면서 북한 내 자국산 사용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신은미 씨 부부는 북한 내 유도영웅인 계순희 선수를 만났다.
계순희 선수는 신 씨 부부에게 "우리는 5천 년 역사를 함께해온 민족이다.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민족적 정서를 갖고 있다"며 "다시 합해져서 단일팀도 이뤄내고 조국통일을 위해 우리 위상을 널리 떨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여행 소개, 마음의 분단을 없애는 길 되길"
지난 세 차례 북한을 여행하고 소감을 엮은 신은미 씨의 책은 현재 우수도서로 선정되며 4쇄까지 발행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정부에서도 최근 1천여 부를 구매, 도서관과 교정시설에 배포하는 등 관심을 받고 있다.
네 번째 여행을 마친 신 씨는 자신의 소감이 마음의 분단을 없애는 길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는 "통일하는데 잘 살고 못 살고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서로가 마음의 분단이 생겨서 함께 살 수 없고 이질감의 골이 깊다면 통일도 한낱 꿈에 지나지 않는다"며 "남북이 통일하는데 마음의 분단부터 없애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순희 선수의 말처럼, 수천 년 역사 속에서 60년 분단은 별거 아니다. 민족적 정서, 역사, 문화, 언어가 같다.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많은 남쪽 동포들이 통일에 관심 없던 나 같은 사람도 변했듯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 씨 부부는 다섯 번째 여행을 곧 떠난다. 오는 4일부터 열흘간 평양을 방문한다. 북한 전역을 둘러본 그들은 이번에는 평양을 진솔하게 만나길 원한다. 그리고 '수양조카'인 방현수 씨도 만나 회포를 풀고 싶어한다.
남북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없는 현실에서, 이들 부부의 여행은 어찌 보면 부러움의 대상이자 재미동포의 특권일 수 있다. 하지만 신은미 씨가 쏟아내는 북한 여행 소감은 그동안 잊고 지낸 우리의 다른 반쪽을 찾게 해준다.
다섯 번째 방북에서 돌아올 신은미 씨가 이번에는 또 어떤 즐거운 여행 보따리를 풀어놓을지 '카나리아'의 아름다운 울음소리가 기대된다.//통일뉴스에서